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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BOUNDARIES : 현실 너머의 세계

지난 일요일.

준비했던 필기 시험을 치른 뒤, 정말 가고 싶었던 전시회를 보러 갔습니다.

더라라갤러리 (the Lara Gallery) 논현관에서 열린 <NO BOUNDARIES : 현실 너머의 세계> 는 ‘요네야마 마이’ 라는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 작가와 FOOL 작가, THETA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전시회입니다.

저는 그간 요네야마 마이라는 작가를 알지 못했으며, 작품을 보기 위해 일부러 전시회를 찾아가는 일도 없었습니다. 예술에 조예도 깊지 않았으며, 예술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는 말들을 그저 허울뿐인 말이라고 멋대로 단정 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을 접한 순간, 처음으로 모니터 속 사진이 아닌 같은 공간에서 이 작품을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저를 전시회장으로 이끌어낸,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물에 반쯤 잠긴 채 누워있는 사람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 자체로도 아름답고 멋지지만, 저에게 전율을 가져다준 장면은 바로 오른쪽 사진, 플래시로 작품을 비추었을 때 나타납니다. 작품에 빛을 비추면 방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투명한 뼈가 나타납니다.

조금은 기괴하게 느껴질 법하지만, 그런 기괴함이 있기에 이 작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이내 빠져들게 되는 듯합니다. 사람의 얼굴과 함께 드러날 수 없는 뼈, 떠다니는 까만 꽃과 사람의 손이 이 작품이 가진 이야기를 무한히 상상하게 하여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깨진 거울에 떨어진 핏방울과 새하얀 사람. 그리고 그 뒤로 슬쩍 비친 까만 그림자가 겹겹이 끼워진 작품입니다. 이날 운이 좋게도 작품의 설명을 조금 듣게 되어 덕분에 관람객은 쉽게 볼 수 없는 까만 그림자, 새하얀 사람의 뒷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점은 가장 뒤에 위치한 깨진 거울이 수직으로 끼워지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지 거울이 있어 까만 모습이 비친 게 아니라, 일부러 거울을 뒤로 눕히듯 비스듬하게 끼워 뒷면의 까만 모습이 제대로 비치도록 계획하여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도 정말 화려하고 멋졌습니다. 그래서 별다른 장치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러나 이 작품도 이전의 것과 같이 숨겨진 요소가 있었습니다. 화려한 눈에 플래시를 비추면 눈을 중심으로 터져나가듯 퍼진 파란색에서 더욱 화려한 빛이 납니다.

아크릴을 이용한 레이어 방식에 중점을 둔 작품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중 레이어 방식의 효과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왼쪽의 사람 얼굴. 앞에서 보았을 때와 옆에서 보았을 때 드러나는, 앞면과는 반전된 색상의 얼굴이 신기했습니다.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겹겹이 쌓인 아크릴과 역동적인 그림, 아래에서 비치는 삼원색의 빛이 개성적이면서도 이질적이지 않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이 작품을 포함한 모든 작품에서 화면 속 작품과는 다른, 화면 밖 작품의 특징과 유일무이한 강점을 두각 시키기 위해 고뇌했을 작가의 노력이 느껴져 감탄했습니다. 예술에 대해 잘 모르는 저에게도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한 작가님의 작품들을 다음에는 더 큰 전시회장에서, 더욱 많은 작품을 마주할 날이 또다시 찾아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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